Page 57 - 2025년1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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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과 효의 상징, 연(蓮) 심청이 다른 꽃이 아닌 연꽃을 타고 왔다는 것은 연꽃이 가
한여름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연꽃 축제가 열립니다. 싱그러 진 상징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진흙 속에서도 고운 꽃을 피
운 초록색 연잎 사이에 핀 단아한 연꽃. 그런 연꽃을 바라보 우는 연꽃은 갖은 역경 속에서도 아버지를 극진히 공양한 마
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고요해지는 걸 느낍니다. 음 착한 심청을 대변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이던 것이죠.
과하지 않은 은은한 향도 연꽃의 자태와 참 잘 어울리죠. 효심과 관련한 일화 하나가 더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유명
연꽃은 옛날 선비들이 무척 사랑한 꽃이기도 합니다. 연은 한 학자 율곡 선생은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읜 뒤, 실의에
하나의 줄기에 단 한 송이의 꽃을 피우거든요. 오로지 한 빠져 몸져눕고 말았습니다. 오랫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송이 꽃만 피우는 외줄기 꽃대가 꼿꼿한 선비 정신과 닮았 못하던 그를 일으켜준 것은 다름 아닌 연근이었습니다. 연
습니다. 또 연은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그 꽃은 무척 근으로 만든 죽을 먹고 율곡 선생이 건강을 회복했다는 이
이나 깨끗하고 아름답죠. 이는 세속에 물들지 않는 선비의 야기는 연근의 효능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청렴한 정신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일화죠. 연근은 기력을 북돋우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
연에는 유독 효(孝)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효녀 심 을 하기 때문에 지친 율곡 선생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청, 다들 아시죠? 젖먹이 때 어머니를 여의고 눈먼 아버지 데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밑에서 자란 심청은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면 아버지가 눈
을 뜰 수 있다는 말에 자신의 몸을 제물로 바쳐 인당수에 몸은 튼튼하게, 정신은 맑게
몸을 던집니다. 그런데 심청은 죽지 않고 용왕의 보살핌을 <동의보감>에 따르면 옛날 송나라 고관이 연근 껍질을 벗
받아 수정궁에서 지내다 다시 세상으로 나오죠. 심청이 세 기다가 실수로 양의 피를 받아놓은 그릇에 빠뜨렸는데 그
상으로 나올 때 타고 온 것이 바로 연꽃입니다. 고운 연꽃 피가 엉기지 않는 것을 보고 연근이 뭉친 피를 풀어주는 성
안에 심성 고운 심청이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심청은 질이 있음을 알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왕비가 되었고 아버지를 찾기 위한 잔치를 베풉니다. 그렇 실제로 연근은 출혈을 멈추는 지혈 작용과 열독을 풀고 어
게 잔치에 찾아온 아버지는 심청을 만나 비로소 눈을 떴다 혈을 삭이며 토혈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연근을 생
는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효녀 심청의 심성에 하늘
도 감동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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