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2025년7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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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전민의 밥상을 보면 뿌리 깊은 메밀 음식을 확인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메밀 요리
            할 수 있다. 잎이 작고 보드라운 강원도 토종갓과 무로 담                  메밀은 시기적으로 여름 메밀과 가을 메밀이 있는데, 여름

            근 ‘갓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던 원조 강원도 메밀국수, 홍                 메밀은 7~8월에 수확하며, 가을 메밀은 10월경에 수확한
            가자미된장메밀국수, 풍요에 감사하며 담그는 메밀막걸                      다. 메밀의 종류는 ‘보통메밀’과 ‘타타리메밀(달단메밀)’로
            리, 투박하게 썬 메밀 면에 막장을 풀어 먹는 메밀장칼국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보통메밀을 재

            수, 메밀 찌꺼기를 김치와 반죽해 부쳐 먹는 메밀두두럭                    배하며 타타리메밀은 중국과 네팔을 비롯한 히말라야 고산
            적, 닭을 뼈째 다지고 메밀가루를 섞어 만든 메밀닭치각,                   지대에서 재배한다. 보통메밀은 주로 메밀국수·빵·묵·수
            추석의 메밀송편, 설날의 메밀만두까지 메밀 음식으로 커                    제비·부침·전병·떡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며, 좀 더 쓴맛

            다란 잔칫상을 쉽게 차릴 수 있다.                               이 나며 각종 영양 성분이 풍부해 기능성 메밀로 꼽히는 타
            강원도만큼 메밀로 유명한 지역이 한 군데 더 있다. 바로                   타리메밀은 차·음료·술 등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한다.
            제주도다. 제주의 메밀은 전국 대비 생산량과 재배 면적에                   막국수 막국수는 메밀국수 면발을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나
            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처럼 메밀과                   고기 육수에 말아 먹는 한국 강원도 지방의 전통음식으로

            연계한 관광이나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탓에 메밀 관련 산                   냉면과 맛이 비슷하다. <춘천백년사>에는 산간의 메밀 음
            업의 발전이 미미한 상황. 이에 제주도는 2015년 ‘제주 메                식이 춘천 읍내에서 점차 자리 잡게 된 이유가 나온다. 19
            밀 발전 5개년계획’을 수립해 2019년까지 ‘제주 메밀의 세                세기 말 춘천 지역은 을미사변을 계기로 의병 발원지 중 하

            계 명품화’를 추진한 데 이어, 2024년부터 전국 생산량의                 나였는데, 의병들이 일본군을 피해 가족과 함께 깊은 산에
            60% 이상을 차지하는 제주 메밀의 유통 다각화 방안 수립                  들어가 화전을 일궈 메밀·조·콩 등을 재배해 먹었다.
            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모색하고 있다.                            1910년 한일합방 후 이들은 하산하지 않고 그곳에 정착했

                                                              고, 그들이 생산한 메밀이 읍내에 내려오면서 춘천에 막국
                                                              수가 자리 잡은 것이라고.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면 메밀을 디딜방아에 찧어 가루를 내

                                                              반죽한 다음 국수틀에서 뽑아내 별다른 양념 없이 대접한
                                                              것을 한국전쟁 직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국
                                                              수를 만들어 판매한 것이 막국수 대중화의 시초로 본다.
                                                              막국수의 종류에는 보통막국수, 온면막국수, 비빔막국수,

                                                              쟁반막국수 등이 있다. 100% 메밀로 만든 면은 툭툭 끊기
                                                              고 쉽게 퍼지기 때문에 8:2 정도의 비율로 밀가루나 전분

                                                              을 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춘천에 가면 메밀막국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춘
                                                              천의 향토음식인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
                                                              관’이 바로 그것. 메밀의 유래와 분포, 효과, 역사, 메밀 관

                                                              련한 전문 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막국수 종류,
                                                              막국수 제조법, 막국수 유래 등 막국수 탄생부터 지금까지
                                                              막국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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