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2023년3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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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우리 집 뒷마당에 나타난 아이들을 돕고, 저녁 식사에 초대             다양한 표지판이 있는데, 거기에는 ‘자신을 존중하세요. 다른 사람들
            하고, 마당에서 기른 신선한 채소로 요리하는 법을 가르쳤을 때부터              을 존중하세요. 가든을 존중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추프러스

            저를 지지해 왔습니다”라고 말하는 댄 퍼킨스. 부부는 지역의 가족들             는 이 문구가 ‘자신을 돌보세요. 타인을 존중하시고요. 친절하십시오.
            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그들의 레스토랑에서 ‘화요 음악의             그리고 대지를 존중하세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은 땅에서 나
            밤’을 열기도 한다.                                       옵니다. 땅은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해줍니다’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초대                                                수확
            한부모 가정의 아빠로 딜런(9세)과 보야나(4세) 두 자녀를 두었고, 장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9월 첫 주, 5학년 학생들은 지난봄 자신
            애를 가지고 있는 빌리 머서. 그는 ‘퍼킨스와 함께하는 음악의 밤’에            들이 채소를 심은 밭을 찾았다. 그들은 양파를 심은 땅에서 잡초를
            서 딜런의 아홉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머서는 PTSD(외상 후 스트레           뽑고, 자신들 사이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PCF 교육 코디네이터 에밀
            스 장애)로 인해 제한적으로 일하고 외출해야 했으며, 재정 상태도              리 베이트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얇게 썬 무조각을 학생들에게 내

            좋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의 가족은 마을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민 베이트먼. 평가는 엇갈렸다. 몇 주 후 학생들은 수확을 위해 그곳
            느끼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딜런이 8살이었을 때 변화가 시작되었             에 다시 모였다. 5학년 학생 전체가 자신들이 거둔 가을 수확물을 5
            다. 머서는 아들이 다른 아이와 함께 길 건너에 있는 ‘영감을 주는 과           학년 농장 노점으로 옮겨놓고 지역민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PCF의
            수원’의 물탱크에 모래를 던지는 걸 보았다.                          전통이다.
            다음날, 추프러스가 과수원에서 아이들에게 여름 수업을 하고 있었               ‘팜 투 스쿨 프로그램’은 학교와 가정 모두에 인기가 있다. 그래서 올
            을 때 머서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그곳에 나타             해 PCF 직원들은 이 프로그램을 버치뷰 초등학교의 저학년 학생들
            났다. 추프러스는 그 작은 아이에게 창피를 주는 대신 매일 아침저녁             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시원하고 바람이 불던 어느 날, 봄이 되면 학

            으로 호박에 물을 주고, 꿀벌이 꽃가루를 운반해 가는 식물을 돌보게             생들이 채소를 심을 수 있도록 학년마다 2개씩 총 12개의 채소단(채
            함으로써 지역사회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아             소를 심기 위해 널빤지 등으로 틀을 만들고 흙을 채운 단)을 만들고,
            이를 수업에 초대했다.                                      울타리를 세우는 퍼킨스를 돕기 위해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그는 “아들은 따로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니라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초            들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채소단에 담긴 흙에 손도장을 찍고, 즐거
            대받았어요”라고 회상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그녀의 재능이 우리              운 마음으로 흙 위에 PCF 퇴비를 뿌리면서 신나했다.
            를 여름 공동체의 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죠.”                   지금 이스페밍 지역사회는 봄과 PCF의 가장 큰 프로젝트인 3.75에이
            머서는 그 일이 자신의 공동체의식을 회복하는 디딤돌 역할을 해주               커 규모 커뮤니티 케어 농장의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
            었다고 말한다. “전에는 공동체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어              농장은 지난가을 이스페밍 중·고등학교와 재스퍼라이트 노인주거복
            요. 하지만 이젠 공동체의식을 이해하기 시작했죠. 무언가로부터 빠              지시설 옆 부지에서 착공되었다. 앞으로 PCF는 기획, 보조금, 파트너

            져나오려고 달리는 대신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십, 그리고 기부를 통한 지역사회의 투자를 받아 노인들과 학교 식당
            그는 자녀들과 함께 계속 가든에 갔고, 그곳에서 아이들이 잃어버린              에 채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의 두 부분(아이들과 노인)에 대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말한다. “가든에서 아이들은 받는 사람이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이다.
            아니라 주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가든은 지역의 아이들             퍼킨스는 “강력한 협업과 좋은 교육을 통해서만 이 일을 해낼 수 있
            이 그림으로 그릴 수 있는 호박을 키워냈을 뿐 아니라, 그곳이 없었             습니다”라며 “작은 마을이 어떻게 자신들의 운명을 통제하고, 자신들
            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우정도 만들어냈습니다.”                         의 마을을 살고 싶은 곳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본보기를
            그는 “그곳에서는 모든 이들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             이스페밍이 만들도록 돕고 싶습니다. 우린 이스페밍에 실질적으로

            는 걸 알아요. 우리에겐 축복이죠. 그들보다 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영향을 끼쳤는데 진정한 성과는 이곳에 구축된 공동체라 할 수 있죠.
            수는 없을 겁니다”라고 전했다.                                 우리는 아무도 밖에 내버려 두지 않아요”라고 전했다.
            모든 PCF 가든에는 방문자가 지켜야 할 규칙을 알려주는 직접 만든                                                   글 조앤 케리


                                                                                                     MARCH 202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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